하루

어느 라이더의 일지 13

황새울 2025. 2. 3. 02:45

어느 라이더의 일지 13 

 

이 일을 한 지도 벌써, 년수로 따지면 4년차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오랫동안 한 직종의 일을 하고 있다. 

앗! 아닌가? 년수로 따지면 조선소에 가장 오래있었네. 그 놈의 조선소! 

하지만 가장 오랫동안 할 일은 이 일로 굳었다. 할 수만 있다면 70살 넘어서도 하고 싶은 생각이다. 

길바닥에서 하는 일이 편치만은 않지만 그나마 나하고 맞는 듯 하다. 직장 동료랍시고 부대낄 일도 없고 여기 눈치보고 저기 눈치 볼 일도 없는, 거기다가 내 쉬고 싶을 때 쉬면 되는. 물론 남들 쉴 때 일해야하지만. 좀 아쉬운 것은 주행 중에 주행외에 생각을 할 수가 없다는 거다. 잠깐 딴 생각 혹은 딴 짓거리 하면 바로 사고로 직행이다. 거기다가 엉뚱한 곳에 배달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오로지 주행과 픽업지, 전달지, 고객의 요청사항만 생각해야한다. 단순해진다고나 할까? 

사실 몸도 단순해진다. 헬멧의 무게감, 고정된 자세, 짓눌리는 허리, 양손은 브레이크 레바와 스로틀에 고정되어있고 늘 움직여야한다. 손과 발 그리고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 아마도 단순해진 몸 때문이리. 

어느 인터넷 기사에 월 1000만원, 연예인도 뛴다라는 제목이었나? 솔직히 월 1000만을 벌기 위해서 한달 30일로 잡고 30일 다 일하고 하루 30만원을 찍어야하는데 배달 단가가 하나당 5000원 잡아도 60건을 해야한다. 시간당 4건을 쳐낸다고 하면 15시간을 일해야하는데 이렇게 일할거면 조선소나 공장에 가도 다 벌수 있다. 잔업에 야근에 철야까지 다 하면 말이다. 그것도 30일 이빠이 데스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눈까리가 색맹이어야한다. 눈까리가 색맹이어서 신호등 개무시하고 노란 차선, 흰색 실선 거기다가 단속 카메라까지 무시하고 아우토반 질주를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내가 젤루 무서워 하는게 택시 그리고 색맹인 배달 오토바이다.

그런데 서울이면 가능한가? 서울하고도 강남. 흠...

겜질하던 노트북이 사망하셔서 겜도 못하고 거기다가 탱크질하던 데스크탑도 혼수 상태여서 그나마 워드도 겨우되는 노트북에다가 올만에 글질 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