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그린피스와의 첫만남
황새울
2006. 7. 4. 14:12
울산에 그린피스가 와있다는 걸 아버지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들이 왜 우리나라땅에 와서 죽치고 있냐면서 욕을 해대시는 아버지에게
넌지시 어디서 그린피스 얘기를 들으셨는지 물어본다.
티브이에 나오더라고 하신다. 울산시에서 퇴거명령을 내렸다고 하시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린피스가 4월달에 한국에 온 걸 알게되었다.
요즘 티브이를 거의 안보니 알 수가 없었다.
특히나 지방방송은 더 안보니 더더욱 알 수가 없었다.
인터넷은 그래도 빠짐없이 접속하는데 모르고 지나쳤었나보다.
그린피스가 울산에 오다니......
90년대 언젠가 그린피스가 동해에 온 적이 있었다.
삼척에 왔든가 하여튼 그랬었는데 그때 아마 반핵문제로 왔든가 기억이 가물하다.
그때 기억이 난다.
강원도에서는 그린피스를 빨갱이 단체로 매도했었는데
십년이 훨씬 지난 지금 그런 일은 없다.
그만큼 korean의 의식이 바꼈을까?
그만큼 korea의 의식이 바꼈을까?
글쎄...
언제 한번 그들을 만나러 가야겠다고 생각해둔다. 사진도 찍을겸해서.
얼마지 않아 여동생이 집으로 오고 이틀 뒤에 내려가는 여동생을 꼬드긴다. 그때가 아마도 5월 7일이지.
"그린피스 보러 가자. 돼지야"
"모할라꼬"
"그네들 언제 볼 수 있겠냐? 니가 외국나가서 찾을려고 해도 찾기 힘들껄. 그리고 얼마나 좋은 기회냐. 세상의 인간들 중에서 1%에 속하는 특별한 사람들이잖니. 이 미친 나라에서 1%의 사람을 보기보다 그들을 보는게 훨씬 더 낫지 않겠니? 내 눈으로 직접 그들을 보는게 더 낫지. 바보상자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1%가 어쩌고 저쩌고 금뺏지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카메라의 눈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말이지."
동생은 뭔가 궁금하다는 듯이 반짝이는 눈으로 나에게 물어본다.
"돼지야, 근데 1%는 뭔데?"
"흠...1%는 인간의 종족이지. 스타크래프트처럼 저그, 테란, 프로토스..."
"돼지, 니 장난치지 말고 말해봐라"
"사회심리학에서 나오는 말인데 연구그룹을 100으로 두고 실험을 해보면 25%정도의 인간은 이익에 편승하려고 하지. 즉 자신은 아무일도 하지않고 이득을 보려고 하는거지. 그리고 70%정도는 말 그대로 대중이지. 그리고 나머지 1~5%의 사람들은 법없이도 살 사람들이면서 행동하는 사람들이지. 그런데 내가 볼때 5%까지도 안되는 거 같고 1%정도 될거 같아."
동생은 눈을 갸늘게 뜨고는
"오~ 돼지 좀 아는데"
라고 얘기한다.
"근데 이 나라에는 74%정도가 아무일도 하지않고 이익에 편승하려는 자들이고 25%가 그냥 대중이고 1%...흠...1%나 되겠나? 하여튼 그런거 같아. 나는 1%의 사람을 사람이라고 부르고 싶어. 가슴이 따뜻한 사람. 그리고 그냥 대중을 인간, 마지막으로 편승하려는 자들은 짐승같은 놈들이지. 이 짐승같은 놈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 위해 눈에 불을 켜지. 그리고 자신의 안위, 생각, 그 속에서 남을 짓밟기를 우습게 아는 놈들이지. 물론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이 짐승같은 놈들이 가장 합리적인 인간의 모습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하더군. 어떻게 생각하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왜냐하면 손가락 까딱 안하고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게 합리적인거니. 그런데 문제는 이 비율들이 점점 역전된다는거지. 지금의 이 나라처럼. 점점 짐승들이 세상에 유전자를 퍼뜨리고 있거든. 강자가 살아남는게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자라고 하는 말이 있잖아. 그 말처럼 이 짐승같은 놈들이 씨를 마구 뿌려서 더 많이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게 문제지."
"그게 왜 문제인데?"
"그렇게 짐승들이 많아지면 1%의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겠냐? 그 1%의 사람들마저 사라진다면 이 세상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겠지.
2005/05/15 00: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