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야간 숙소"-베르톨트 브레히트
"임시 야간 숙소" -베르톨트 브레히트
듣건대 뉴욕 26번가와 브로드웨이 교차로 한 귀퉁이에
겨울 저녁마다 한 남자가 서서
모여드는 무숙자들을 위하여
행인들로부터 돈을 거두어 임시 야간 숙소를 마련해 준다고 한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이 세계가 달라지지 않는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착취의 시대가 짧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몇 명의 사내들이 임시 야간 숙소를 얻고
바람은 하룻밤 동안 그들을 비켜가고
그들에게 내리려던 눈은 길 위로 떨어질 것이다
책을 읽는 친구여, 이 책을 내려놓지 마라
몇 명의 사내들이 임시 야간 숙소를 얻고
바람은 하룻밤 동안 그들을 비켜가고
그들에게 내리려던 눈은 길 위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으로는 이 세계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착취의 시대가 짧아지지 않는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최민식[한양출판] 中에서
이 詩를 보며 섬뜩하게 느낀 것은
"책을 읽는 친구여, 이 책을 내려놓지 마라" 라는 구절이었다.
나는 왜 이제사 이 詩를 알게되었을까?
"만일 당신 사후에 당신의 시가 세 편만 남아도 자신을 위대한 시인
으로 알고 시를 쓰십시오. 그리고 생전에는 절대로 유명해질 생각은 말
고 시를 쓰십시오."
-에즈라파운드
똑같은 책에서
며칠 전 길을 가다 그런 생각을 했었다. 가난하게 살아야겠다라고
어쩔 수 없는 가난도 있겠지만 돈을 좇지 않는 그런 가난에 살아야겠다고
자꾸만 부자가 되고 싶어하다보니 욕망이 자꾸만 커지고 허영의 권력을 생각하게 되고
나를 자꾸 잃어버리는 것 같다고 그래서 가난하게 살아야겠다라고
나는 살아생전에 부자가 되기는 힘들 거 같다라고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
책은 많은 사람들이 읽는데
나보다 더 많은 책을 읽는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그리고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데
브레히트의 詩가 왜 나에게만 유독 더 크게 들리는건가
이제 귀까지 이상해진건가
젠장할
어디 성한데가 없다
젠장할
이상해진게 아니고 원래 이게 정상인건가
쿄쿄쿄
그렇게 생각하는게 더 낫겠다
쿄쿄쿄
최민식씨의 산문집을 읽으며
웃었다.
자신이 이 산문집을 쓰면서 글재주가 참 없다는 걸 알았다고 했을 때
웃음이 나왔다.
(사실 글이 투박하지만 투박한대로 맛있다.)
그래도 그는 사진을 온몸으로 찍을 줄 안다.
오랜만에 오래된 책을 붙잡고 즐거운 여행을 하는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