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독백"

황새울 2006. 7. 10. 19:48

"독백"  




내가 사랑하는 것은 억압된 것으로부터의 탈출하려는 몸부림이다.
난 그래서 저항이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한다.
항상 벽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치며 마침내 그 벽을 뚫고 나가는
그리곤 광활한 살아있는 공간에서 맘껏 뛰어누빌 수 있는,
어떠한 막힘도 없이, 어떠한 주저함도 없이,어떠한 걸림도 없이 날개짓을 하고 싶다.
그러나 이곳은 너무나도 꽉 막힌 공간이다.
사방이 조여들어오는 벽들로 우리를 아니 나를 죄어들어 오고 있는 것이다.
아주 조금씩 정말 조금씩 내가 느낄 수도 없이 아주 조금씩 내 눈과 내 귀와 내 입과
내 머릿속과 내 심장과 내 맘과 내 육체를 조여오고 있는 것이다.
정말 내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금씩.
그게 날 미치게 만든다.
어디로든 떠나게 하고픈 맘을 가지게 만들며 그 맘이 나의 이성을 마비하기까지 한다.
어쩔 때는 여기 이곳이 어디였든가를 곰곰히 생각하게끔 만들기도 한다.
그리하여 내가 여기 같은 공간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같은 시간대를 누리고 있는
남들과 별개의 종으로 보게끔 하는 것이다.
모두들 내가 조금 사이코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니
어쩜 내가 내 자신이 사이코같다는 걸 인정해버린 지도 모른다.
이건 엄밀히 말하면 자력에 의한 생각에서 나온 인정이 아닌
타력에 의한 생각에서 나온 인정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항상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니까.
항시 그들은 나의 말과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물론 처음 나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들은 무척이나 당혹스러움과 치부를 들어낸 듯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그건 잠시나마이고
곧 그들은 나의 말에 반박과 무반응으로서 표현한다.
그래서 넌 사이코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듯이.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난 사이코가 아니다.
단지 난 저항이라는 단어를 좋아할 뿐이다.
그리고 광활한 대지를 너무나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 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만 같다.
저항과 광활한 대지를.
오늘도 신의 부름을 받은 자가 여기 이곳을 떠난다.
모든 이가 환호의 눈빛으로 그를 부러워한다.
곧 신의 재림이 있을 거라고 여기저기 웅성거림이 들리고
더욱 더 맹렬히 신의 믿음을 가져야된다며 날 째려보고 있다.
난 과연 신의 믿음이 없단 말인가.
난 저들과 같은 신의 믿음은 없다.
맹목적으로 그들을 천국으로 향하게 해주는 그런 신에 대한 믿음은.
어쩜 그래서 저들은 날 사이코라고 보는 지도 모른다.
여기 이 공간으로부터
새로운 세상-저들은 그곳을 천국이라고 하지만-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로지 신에 대한믿음이, 신의 부름이
오로지 그 유일한 탈출구라고 그들은 믿고 있는 것이다.
사실
그 길외엔 없을 지도 모른다.
자살, 생각할 수도 없는 일 아니 사태이다.
그러므로 신의 부름 즉 선과 악이 심판대에 올라 신의 선택을 받은 자만이
휴거할 수 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저들이 그렇게 부름을 받아가는 것이 진정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다.
자신은 아직 미성숙의 단계에 있으면서 단지 신의 믿음이 강한게
과연 진정한 얻음이란 말인가.
한때 저들은 나에게 돌팔매질을 하기도 했다.
마치 내가 무슨 사이비인냥...모두 "사"자 돌림이군.
이상하게 생각될 것도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이상하다. 왜 "사"자가 두 번이나 달아서 나에게 다가온단 말인가.

다시금 하루해가 떠고 다시금 부름을 받기 위해서
모든 이들 열심히 신의 믿음을 가지고 초롱한 눈망울로 서로에게 위로하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편안한 새로운 세상으로 향할수 있을 거라고
그런데 그들은 왜 다같이 부름을 받지 않는 것일까
서로의 편안한 세상은 각자가 다르다는 말인가.
어쩜 모두가 각기 다른 모습이고 다른 삶을 가지고 있었으니 다를지도 모른다.
그때 갑자기 내몸이 떠오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순식간에 나를 뺀 다른 이들의 놀란 눈들이 보였다.
그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나를 빤히 올려다보는 것이 아닌가
그럼 내가 지금 신의 선택을 받고 하늘로 올라가고 있단말인가.
난 이 신을 믿지도 않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난 그들의 시야에서 벗어나고 그들 또한 나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얼마간 시간이 흘렀을까.
그들의 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실력좋은데...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하냐?"

"투자지. 투자! 인형건지기를 잘 하려면 일정한 연습과 투자가 필요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