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재밌는 책이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유로운 생각을 가져보지 못한 이라면
아주 부담스럽게 다가갈지도 모를 책이다.
나도 언젠가 여행을 가본다면 작자처럼 가보고 싶다.
흔히들 여행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고 얘기한다.
하나는 아주 계획적인 여행으로 첫출발부터 마지막 종착역까지 세세히 계획을 세워서 하는 여행이다.
다른 하나는 아무런 계획없이 훌쩍 떠나는 여행이다.
이 두가지 여행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그 장단점은 여러 분이 느껴보시길 바라며.
이 책은 후자의 여행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어디로 어디로 갈 것이다가 아니라 어느 여행지에서 주욱 있다가 다른 곳으로 가는 소위 말하는 발길 가는데로.
가만 보면 우린 이 후자의 여행에 익숙하지 않다.
언제든지 계획을 세워야하고 언제든지 남들이 가는 길로 여행을 간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남들이 찍는 배경을 대상으로 자신을 찍는다.
자신은 알지 못하겠지만 그곳을 다녀온 사람의 사진을 구해서 본다면 아마도 가히 놀랄 것이다. 똑같은 배경에 사람만 바뀐 사진이 즐비할테니.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류의 똑같은 배경의 책은 아니다.
아주 간결하면서 어딘가로 간편히 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약 이 작자가 글쟁이였다면 책이 아주 난해했을지도 모른다는.
다행이도 신은 그에게 그림을 내렸다.
다행이도 우린 신의 은총에 힘입어 아주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앞부분에 그의 모든 기억이 도난당했다는 내용이 있다.
정말이지 그 기억의 도난 혹은 분실을 경험해본 사람은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정말이지 다시는 그 기억 즉 도난 이전의 기억을 재구성하기 싫어진다. 이상한 일이지.
그 앞부분의 솔직한 글이 맘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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