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걸렸다
병이 걸렸나보다.
어제부터 속이 부글거리며 머리가 지끈거린다.
오늘 겨우 묽은 죽같은 똥을 뱉어내고야 속이 조금 진정되는 듯 하다.
아직 머리는 지끈거린다.
뇌에 자극을 너무 많이 주나보다.
편두통이 생기는 거 보니.
역시 아무 생각없이 흘러가야 편한 것인가
어디다 편하게 글쓸 곳은 없을까 이래저래 고민해오다
글쓸데가 없다.
이것도 병이다.
세상에 완벽한 게 없는데 자꾸만 완벽한 곳만 찾으려고 하는 병.
세상이 하도 지랄같아서리 세상얘기 하기 싫어진다.
쓰레기지식(obsoledge)이라는 엘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 나온 말을 들었다.
쓰레기지식이라...무용지식이라는 한자어를 쓰던데...
무용지물, 무용지용...ㅋㅋㅋ 무용이 많다.
예전에 엘빈토플러의 책을 두어권 읽어보고
그가 뛰어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네 사정하고는 안맞는 부분이 있다는 걸 느꼈는데...
예를 들자면 모듈러 구조 같은...
하지만 요즘은 안맞을 거도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미국식 국가주의나 일본식 제국주의니...
쓰레기지식에 대해서는 공감이 간다.
지금껏 생각해오면서 인간과 나, 나와 다른 인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다.
나는 오랜 시간적 여유를 통해 소소하지만 책을 읽어서 사고방식 즉
고등학교 이후로 멈춰선 사고방식을 전환하고 있지만 타인들은 그렇지 못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의 쓰레기 지식들을 그대로 갖고 산다는 것이다.
아주 어렸을 때 테니스에 관심이 많아서 가끔 테니스 경기를 시청하기도 앴는데
그때 아나운서들의 얘기를 되살려보면 이런 말이 있었다.
외국의 유명한 테니스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연습을 하는데
라켓을 최고급 라켓으로 사용하더라 라는
그런데 그러한 현상이 굳이 테니스 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나타난다.
흔히 얘기하는 음악신동들(난 그들이 음악 신동이라기보다 연주신동이려니 생각하지만)이
어려서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거 봐도 그렇다.
처음 잘못 배운 지식이나 몸짓들은 수정을 가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은 어려서부터 올바른 지식, 몸짓, 그리고 최고의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처음부터 쓰레기지식을 접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우리네들 지식을 가만가만 살펴보면 고등학교 이후로 크게 새로운 지식이 없다.
또한 고등학교때까지의 지식의 수정이 없다.
사실 그러한 수정을 가하는 프로그램조차 드물다.
기껏해야 가쉽거리나 얘기하는 스폰지 정도...
쓰레기지식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는
그 지식이 잘못됐을거라는 추호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왔다 그렇게 간다.
책을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얘기할 공간이 없다.
이렇게 버젓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있긴 하지만
이미 인터넷의 공간은 커뮤니티의 상실과 함께 상업자본의 광고판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슬픈 일이다.
사는 게 슬픔과 기쁨의 변주곡이라지만
내가 만든 슬픔도 내가 만든 기쁨도 아닌
이 타인의 변주곡을 언제까지 듣고만 있어야하는가
또 말이 많아졌다.
병 걸렸다.
ㅋㅋㅋ
실없이 웃는 것도 재미없네...쩝
책 보러 가야긋닷.
머리속에 책이 쌓이면 거름이라도 되겠지.
누구를 위한 거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