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검진 있는 날
어제 채용검진을 해야한다는 얘길 듣고 대한산업보건협회에 갔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오후 검진 순서표까지 동나서 못받고 오늘은 기필코 받으리라는 각오로 8시 30분 진료 시작인데 6시 30분에 일어나서 채비를 하고 시내버스에 몸을 싣고 향했었다.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 속에서 할머니 한분이 한손에 보따리 한손에 손구르마를 내리는 문쪽으로 가져다 놓는데 그 모양새가 버스 통로를 막은 형상이었는데 마침 버스에 올라탄 여학생이 보따리를 할머니쪽으로 가져다 놓으려니
'아이다. 내 고마 내릴거다. 거 놔나라' 신다.
그렇게 버스가 출발하고 다음 정거장에 도착할 즈음에 다른 여학생이 내릴려고 문쪽으로 다가오자
'어야, 내릴 때 거 들고 내려래' 그렇게 보따리를 얘기하자 여학생이 보따리를 손에 들었는데
'아직 멀었다아이가 내려놨다 내릴 때 들고 내리래'
그렇게 여학생은 보따리를 들고 내리고 할머니는 손구르마를 힘겹게 들고 내리는데 첫번째 여학생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앉았다를 하는 찰라에 보따리를 들고 내린 여학생이 보따리를 정거장에 두고 할머니의 손구르마를 거들어준다. 그제서야 첫번째 여학생이 편히 자리에 앉았다.
아직 세상은 아름답지 않은가
비록 구질구질한 모습을 한 어른들의 세상이지만
그렇게 채용검진을 끝내고 집으로 와서 바보게임을 하려고 하는데 114 에러라나 어쩐다나 지우고 깔고를 몇번 반복하고도 해결이 안되는 '의문의 1패' 당하시고 내가 이런 바보게임하려고 컴퓨터 붙잡고 몇 시간을 헤매야하나라는 자괴감마저 들고 그 와중에 몇달째 주인이 떠나버린 옆집은 압류 당하고 혹시나 우리집 자전거도 가져갈까 싶어 베란다 나갔다 들어왔다를 반복하고
어른들의 세상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