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통근 버스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 기사를 보다가 어디서 많이 들었던 회사 이름이 나오는게 아닌가. 자동차 협력 업체에 관한 기사였는데 잠깐이나마 일했었던 그 회사가 문을 닫았단다.
'턴 테이블'
'컨베이어 벨트'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엄청난 놈이었지. 뜨거운 시트를 수도없이 꺼내면서 손가락에 지문들이 다닳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현장의 다수가 외국인 노동자였었다. 점심 식사는 점심 배달업체에서 차려줬었는데 배달업체 직원에게 내가 한국말을 하니 그가 깜짝 놀라하던 기억이 나네. 점심은 너무 배가 고프니까 먹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형편없었는데 다들 외국인이다 보니 아무도 어떤 말을 하지 못해서인지 엉망진창이었던 점심도 한국인이 있으니까 조금은 신경쓰는 눈치였었다. 그 점심밥을 먹는 장소, 식당이라고 하기엔 너무 조촐하고 하여튼 그 장소에 사무실 직원들뿐만 아니라 사장도, 한번도 같이 밥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냉장고는 고장난 상태였고 그 안에 외국인 노동자들은 무엇인가를 넣어두고 있었는데 자기들도 고장이 난 걸 알기에 음식물 같은 것은 넣어두지 않았었다.
'왜 냉장고를 안고쳐요?'
라고 물었더니 나더로 어떻게 해보라고 하기에 사무실로 올라가서 냉장고 좀 고치죠 하니 고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고 그리고 냉장고가 돌아가면 외국인 애들이 온갖 음식물을 다 넣어서 지저분하다면서 나더러 어떻게 해보라기에 중고 센터에 가서 냉장고를 계약하고 그렇게 배달되어 왔었는데...
현장에서 '오빠 최고'가 한때 유행했었지.
그때 같이 일했었던 친구들은 다들 어떻게 되었을까?
꽤나 시간이 흘렀으니 다들 자기네 조국으로 돌아갔겠지.
삶이란 참 묘한 거 같다.
지금, 비록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는 조선소 노동자지만
나중도,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는 노동자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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