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순환휴가 1주일째
지난달 30일날 이후로 지금까지 쉬고 있으니 딱 일주일째 되는 날이다.
올라가서 작업하던 배, FPU(Floating Production Unit) : MOHO PROJECT 가
다음날 콩고로 출항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올라갈 모듈이라든지 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yard에는 모듈이 몇 개 있기는 하지만 우리반에 배당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무급순환휴가라는 그럴듯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
2주가 될지 4주가 될지 2달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주일동안 태풍도 오고
드문드문 도서관도 가고
드물게 요가도 하러 갔었다.
몇달만에 요가하러 갔다가 뒈지는 줄 알았다.
땀이 비오듯이 흘러내리고
근육이 다 찢어지는 줄 알았다.
도서관은 여전...아니
도서관은 그 예전과는 달랐다.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곳곳에 있는 멀티탭이었는데 폰 충전용이었다.
그러고 보면 그 예전과 달리 모두가 인터넷에 연결된 건지도 모른다.
이번 태풍 때도 시민들의 제보 영상이 주가 되었으니 말이다.
내일을 알 수 없는 나날이다.
이달 10월에 일을 하지 않으면 내달 11월을 견딜 수가 없다.
11월에 일을 한다고 해도 12월, 1월, 2월까지는 타격이다.
난, 그나마
부양할 냥이 두마리 그리고 내 몸뚱아리 하나라서 버틸 수는 있겠지만.
그나마, 난
알바라도 하게 되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같이 일했던 사람들에게 단체카톡방에 알바하러 가지 않겠냐고 했었지만
응답이 없다.
그간의 일이 너무 피곤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있겠지라며 생각하지만
한달이 될지 두달이 될지 석달이 될지 모르는 무급순환휴가를 오해하고 있는건 아닐까
한달이 안되는 알바라서 그런가 아니면
일당이 작아서 그런걸까 라며 별 생각을 해본다.
내일을 알 수 없는 오늘
타인을 알 수 없는 오늘
사실,
오늘도 알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린 이미 우리의 시간을 뺐겨버렸으니 말이다.
어쩌면 자본주의의 핵심은 돈이 아니라
우리의 시간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뺐겨버린 시간이 자본주의를 배불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