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

아무도 얘기하지 않은 얘기 하나-하인스 워드

황새울 2006. 7. 5. 19:47


아무도 얘기하지 않은 얘기 하나-하인스 워드


며칠 동안 u.s.a의 슈퍼볼 m.v.p 하인스 워드라는 미국인이
그의 어머니와 함께 South Korea를 다녀갔다.
그 며칠동안 초유의 일들이 벌어졌었다.

tv미디어들은 다른 미디어에 뒤질세라 앞다투어 그 모자를 보도했고
정치권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성자가 된 듯 혼혈인에 대한
평등권을 주장하고 나선다.
연일 발표되는 혼혈인에 대한 법적 평등권과
tv미디어들의 봇물터지듯 터진 혼혈인에 대한 관심을 바라보며
아무도 얘기하지 않은 얘기 하나를 할까 한다.

혼혈인을 생각하다보면 아주 예전에 거짓말같은 얘기 하나가 떠오른다.
외국인과 결혼하면 그 2세는 바보가 된다는 얘기이다.
유전적 결함을 띤다나 어쩐다나.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허무맹랑한 얘기이고 아주 권력적인 얘기이다.

각설하고 혼혈인에 대한 법적 차별과 사회적 차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깝게는 주둔 미군과 한국인 사이의 아이들과
조금 멀게는 한국전쟁 시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멀게는 임진왜란 더 멀게는 몽고침략.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던 것이
하루아침에 일사천리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가는 듯 하다는 것이다.
마치 tv미디어와 정치권력들은
그 차별의 문제를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문제를 풀어낼 빌미가 없었다는 냥
작금의 시기에 속사포마냥 해결해나가려 한다.
물론 반짝성이 될 확률이 다분하지만.

과연 이 차별의 문제가
저렇게 수다스럽고 능청스러우며 냄비근성의 발원지인 저들이
발빠르게 나서서 앞뒤 가리지않고 뛰어다니면 해결되는 것인가?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제기한 소수의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혼혈인도 사람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가지고 태어난 인격체이며
차별의 냉혹한 시선으로부터 보호받을 자격이 있으며
한국인이라는 국가적 잣대를 넘어
사람대 사람이라는 동등한 눈높이를 요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소수의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없다.
소수의 사람들이 점차적으로 다수의 사람들로 늘어나게 되면
당연하게 차별의 문제는 새로운 조명을 받게되고
새롭게 사람대 사람의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생기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방식이 자유 민주주의 공화국의 초석일 것이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은 나라의 어리석은 백성,
다수의 사람도 나라의 어리석은 백성,
어리석은 백성이 점차 뭉쳐서 무엇인가를 바꾸어 나간다면
그들의 권력조차도 빼앗겨버릴지 모른다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지 않는가!
그리하여 소수의 의견은 철저히 짓밟히고 배제되고 무시되며 폭행 당한다.
하지만 누르면 누를수록 더 큰 반발력을 가진 게 자유의 힘이 아니든가.

그래서 그들은 하인스 워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영웅으로 만들고
마치 그들은 혼혈인에 대한 차별 문제를 아주 오래전부터 해결하려고 했으나
너무 많은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있어서 잠시 보류중이었으나
영웅이 나셔서 지금 그 문제를 그들이 척척 알아서 해결하고 있다고
재스츄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민에 의한 변화발전의 기회를 끝까지 묵살하고
마치 그들 즉 tv미디어와 정치권력이 변화발전의 선봉인냥
굿판을 벌이는 꼴이 이 나라의 미래는 그들의 손에 달렸으니
너희는 굿판이나 구경해라는 식으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내 주변에서 어느 혼혈아이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한국인이었는데 아이때문에 골치 아프다고 하였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그 여자아이는 학교에서
절대순수혈통의 한국인 아이들에게 놀림을 늘상 받는다면서.

tv미디어나 정치권력 나부랭이들은 무대에서 쇼나 벌이지 말고
절대순수혈통의 한국인 아이들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줘야하지 않겠는가!





 

 

 

 

2006/04/12 21:40:54